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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기반 인지행동치료 활성화될까…DTx 효과 검증 본격화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운동은 안전하고, 약물보다 훨씬 더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 -미국심장협회·미국심장학회 공동성명(3월 21일)미국심장협회와 미국심장학회가 이달 공동성명을 냈다. 신약의 발견, 약제 적용 고도화로 심장질환에서 약의 유용성이 날로 증가하고 있지만 운동과 같은 본질적인 행태적 개선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그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 이는 곧 운동 치료, 생활 습관 교정과 같은 요인이 약제보다 더 강력한 삶의 질 향상의 매개체라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비슷한 관점이 국내에서도 고개를 들고있다. 지난 달 국내에서 불면증 개선을 위한 인지치료 소프트웨어(Somzz 솜즈)가 '1호 디지털 치료제'(DTx)로 허가되면서 임상 현장의 치료 패턴에 변화를 몰고 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것.솜즈는 수면 습관 교육, 실시간 피드백, 행동 중재와 같은 '인지행동치료법'을 통해 불면증을 치료한다는 점에서 약제 처방 우선주의와는 그 접근법을 달리하기 때문이다.수가 미적용, 의료 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인지행동치료는 그간 임상 현장에서 사실상 방치돼 왔던 까닭에 급여 적용을 통한 생태계만 조성된다면 DTx가 임상 현장의 변화를 이끌어낼 마중물이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DTx 허가 및 상용화에 앞선 의료선진국에서 DTx 치료의 실익을 따진 다양한 연구를 생성하고 있다는 점도 변화를 예고하는 대목이다. 약제가 아닌 DTx만으로도 의료진과 환자 모두 실제 체감할 수 있는 치료 효과를 가질 수 있을까. 국내에서 DTx 생태계 조성과 활용성을 높이기 위한 과제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의 의견 및 최신 연구 내용을 정리했다.▲인지행동치료, 실제 효과 있나?인지행동치료(Cognitive behavioral therapy, CBT)는 인지 과정을 통해 형성되는 개인의 특정 행동이나 습관을 교정하는 접근법이다. 인지와 감정, 행동이 밀접한 관련성을 가지고 있는 만큼 부적절한 행위를 유발하는 사고를 자각하게 하고, 이를 스스로 조절하게 해 심리·정서적 안정을 꾀한다.CBT는 우울증, 불안증, 식이장애, 자폐증, ADHD까지 약물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적응증에서 효과를 확인하고 있다. 특히 우울증이나 불안장애에서 약물치료와 유사한 치료효과를 보이거나 약물과 병행할 경우 치료 효과가 증대되는 것으로 알려졌다.현재 개발중인 다양한 DTx 제품들은 CBT를 기반으로 한다. 솜즈는 불면증 개선과 관련해 ▲수면 습관 교육 ▲실시간 피드백 ▲행동 중재 등을 6~9주간 수행하는 CBT를 모바일 앱으로 구현한 제품이다. 국내에선 솜즈가 첫 허가된 DTx인 만큼 의료진뿐 아니라 환자들도 효과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분위기지만 정식 허가 절차를 밟는 DTx는 임상적 의미에서 치료 효과를 입증해야 한다. 솜즈 역시 사용 전후 '불면증 심각도 평가척도'를 통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환자 상태 개선을 증명한 바 있다.그간 국내 임상 현장에서 CBT나 운동처방은 수가 미적용, 의료 인력 부족, 행위 시간 당 필요 의료자원의 불균형 등으로 약제처방 대비 우선순위가 밀렸다. 고혈압, 당뇨, 이상지질혈증 등 성인병은 물론 신경정신과 영역에서도 환자와 의료진 모두 약 처방 없는 치료는 정서상 괴리감이 있었다는 뜻.반면 해외에선 CBT의 효과 검증 및 권고는 보다 고도화됐다. 실제로 미국 수면의학회는 CBT를 불면증에 대한 1차 치료법으로 추천하고 있다. 권고에는 CBT의 효과를 살핀 다양한 연구가 뒷받침됐다.작년 국제학술지 JAMA Network에 공개된 연구(doi:10.1001/jamapsychiatry.2012.3422)는 노인 인구의 우울증 치료에서의 CBT의 효과를 살폈다. 약물치료는 단기적으로는 효과적일 수 있지만 노인에서 장기적인 안전과 효과를 뒷받침할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점이 문제의식으로 작용했다.임상은 불면증을 동반한 60세 이상 291명을 대상으로 했다. 임상 결과 CBT는 36개월간의 추적관찰 기간 우울증을 일반 인구 수준 발병률(4.1%)로 낮췄으며, 교육치료군 대비 발병률도 절반 가량으로 낮췄다.이달 5일 미국 노인정신의학회(AAGP) 연례회의에서는 노인 불면증 1차 치료제로서 CBT의 효과를 살핀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연구진은 "약물치료는 단기적으로 효과적일 수 있지만 장기 데이터는 부족하다"며 "CBT는 노인들의 불면증에 대한 1차 치료법이 돼야 하지만 많은 임상의들이 그 이점을 모르고 효과적인 치료제라는 인식도 부족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최초의 당뇨병 DTx, 혈당 0.4% 감소…해외 연구 '잰걸음'당뇨병 환자의 혈당 관리에도 CBT가 효율적이라는 연구 결과는 이달 4일 미국 심장학회 연례회의(ACC 2023)에서 공개됐다. 해당 연구는 솜즈와 마찬가지로 스마트폰 앱 형태로 인지행동치료를 제공, 혈당 강하 효과를 입증했다.임상시험에는 평균 연령 58세, 평균 체질량지수 35인 비만 당뇨병 환자 668명이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혈당 수치를 조절하기 위해 평균 두 가지 당뇨병 약을 복용하고 있었다. 이들의 HbA1c 평균 수치는 8.1%였다.참가자의 절반은 CBT 앱(BT-001)에 무작위 할당됐고 CBT 앱은 행동 변화를 목표로 일주일에 한번 맞춤형 당뇨 관리 교육자료를 제공하고 원하면 더 많은 자료 열람을 허용했다. 반면 대조군 앱은 이런 기능을 제공하지 않았다.DTx 상용화에 앞선 미국, 영국 등을 중심으로 DTx의 실제 효과를 살핀 연구들이 지속 공개되고 있다.주요 연구종말점은 3개월과 6개월의 HbA1c 수준 변화였다. 이차 종말점에는 우울증 및 삶의 질과 같은 환자 보고 결과를 측정하는 표준화된 척도의 변화가 포함됐다. CBT 앱을 통한 교육자료 이수에는 하루 평균 6분이 소요됐다.분석 결과 3개월 후 CBT 앱을 사용한 참가자들은 HbA1c가 0.4% 감소했는데 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하고 대부분의 당뇨병약제가 달성하는 수치와 비슷한 수준을 달성했다. 6개월 후에도 감소치는 유지됐고, 이는 통계적으로 대조군보다 유의하게 낮았다.이와 관련 연구 책임자인 미국 콜로라도의대 보나카 교수는 "이번 임상에 사용된 앱은 혈당을 낮추는 효과를 입증한 최초의 디지털 치료제 중 하나"라며 "당뇨병을 위한 최초의 처방 DTx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그는 "연구 말미에 대조군 그룹의 24%에서 치료 요구가 커졌지만 CBT 앱 사용군은 14.4%에 그쳤다"며 "또 대조군은 더 많은 참가자들이 인슐린을 시작하거나 투여량을 증가시킨 반면 CBT 앱 사용군은 인슐린을 중단하거나 투여량을 낮출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이어 "임상에서 디지털 CBT도 약제와 비슷한 용량-효과를 관찰했다"며 "참가자의 교육자료 학습 횟수에 비례해 혈당 감소 효과가 증가했고 75세 이상의 고령자들도 같은 수의 교육자료를 이수하면 젊은 환자 못지않은 효과를 나타냈다"고 덧붙였다.▲근거 쌓이는 CBT 개입 효과…의료진에도 '혜택'치료제가 제한적인 질환을 중심으로 DTx 적용 가능성 모색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과체중, 비만, 운동 등 신체 활동 기피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NAFLD)의 발현 위험을 높인다. 특히 NAFLD는 개발된 약제가 없어 CBT와 같은 개입이 증상 개선에 주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최근 2~3년간 DTx를 활용한 NAFLD 치료 가능성 진단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먼저 2019년 독일에서 진행된 연구(doi: 10.2196/11250)는 웹 기반 운동 프로그램을 통해 NAFLD 환자들에게 효과를 확인했다. 개별 피드백을 제공하는 해당 플랫폼을 통해 운동 프로그램 조정 및 의사와 다른 참가자에게 연락이 가능했다. 8주간의 임상에서 참가자들은 피크 산소흡수량은 2.4mL/kg/min 증가, 체중 1kg 감소를 경험했다.2021년 진행된 연구(doi.org/10.1007/s10620-021-06922-6)는 NAFLD 환자를 대상으로 모바일 기술 기반 생활습관 교정 프로그램의 가능성을 평가했다. 모바일 프로그램에 등록한 참가자들은 매주 맞춤형 목표와 영양 평가를 포함한 피드백을 받았고, 간 대사 수치, 섬유화 수치, 신체기능 활동, 건강 관련 삶의 질 측정치를 6개월차에 확인했다. 참가자의 66%는 피드백에 의해 활동이 증가했고, 약 50%는 체중·중성지방·간 섬유화 감소를, 75%는 신체 기능 개선을 경험했다.이달 1일 임상중개위장병학(clinical and translational gastroenterology) 저널에 공개된 연구(DOI: 10.14309/ctg.00000000000575) 역시 NAFLD용 DTx 제품을 개발하기 위한 조언을 담고있다. 연구진은 "NAFLD를 위한 DTx는 식단 지도, 운동 관리, 약물 리마인더, 수면 관리, 심리 지도, 상담 서비스, 지식 과학, 실시간 평가를 포함해야 한다"며 "생리와 심리학을 모두 통합하는 여러 모듈을 특징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DTx 및 CBT 활용은 의료진에게도 혜택으로 작용한다. 최근 다양한 연구에서 DTx에 주로 활용되는 피드백과 약물 리마인더 기능이 의료진의 처방 향상으로 이어진다는 가능성을 확인했기 때문. 리마인더 기능 시행 전후 의료진의 스타틴 처방 증가 및 심부전 치료제 처방 증가 등을 살핀 연구 결과 등이 이에 해당한다.  ▲관건은 건강보험 급여…DTx 생태계 위한 과제는?그간 임상현장에서 전통적인 방식의 CBT가 시도됐고 효과도 증명했지만, 건강보험 미적용에 따른 비용 부담, CBT를 위한 의료기관 방문이 환자의 접근성을 제한했다.다만 시공간의 제한점을 뛰어넘은 디지털 방식의 DTx가 첫 허가되면서 이를 기점으로 제품 개발 임상은 활성화될 전망이다. 2021년에는 9건의 임상시험계획이 8개 질환에 대해 승인됐으나, 2022년에는 17건의 임상시험계획이 12개 질환에 대해 승인된 바 있다. 한미사이언스, 한독, SK바이오팜 등의 전통 제약사 및 바이오업체도 DTx 분야 진출을 선언하면서 경쟁의 막을 올렸다.불면증이나 중독증상 완화를 위한 DTx 개발이 주류였던 것과 비교해 2022년에는 ADHD, 경도인지장애, 발달장애 등 보다 다양한 질환에 적용이 시도되고 있다. 또 임상시험 승인 제품에는 게임을 기반으로 ADHD 진단을 받은 소아 환자의 주의력 결핍을 개선하거나 가상현실 기술을 활용한 우울장애 환자의 우울증 개선·치료, 생활 습관 변화를 유도해 알코올 사용 장애를 개선하는 제품이 포함되는 등 적용 분야가 확장되고 있다.식품의약품안전처의 DTx 안전성·성능 평가 및 임상시험계획서 작성 가이드라인은 ▲불면증 ▲알코올 사용장애 ▲니코틴 사용장애 ▲공황장애 ▲우울장애까지 5종이 마련됐고 2023년 ADHD, 섭식장애 개발 이후 2027년까지 8종을 추가 개발하는 만큼 DTx 개발을 위한 제도적 기반은 마련돼 있는 상황.따라서 DTx 활성화의 관건은 보험 적용 여부가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식약처의 DTx 허가는 앱의 효과 및 안전성을 검증한 결과일 뿐 보험 적용 여부는 별개의 사안이다.전통적인 CBT 방식도 수가 미적용에 따라 임상 현장에서 활용성이 떨어진 까닭에 DTx 역시 건강보험의 적용이 활성화의 관건이라는 것. 디지털 '치료제'를 표방하고 있는만큼 의사의 처방과 이에 따른 수가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의료진 입장에선 굳이 DTx를 사용할 유인과 동기가 빈약해질 수밖에 없다.건강보험에서 요양급여는 의료행위, 치료재료, 약제의 세 가지 범주로 관리되고 각 급여항목별 상이한 절차를 걸쳐 급여 여부와 가격이 결정되지만 DTX는 기존의 요양급여 등재 및 가격 결정 방식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이견이 존재한다.작년 6월 공개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디지털 치료기기의 건강보험 적용방안'도 이같은 고민을 반영한다. 연구는 "미국, 독일, 영국과 같은 해외 사례에서도 DTx를 건강보험 등 공적영역에서 보장하는 것은 여전히 초기 단계"라며 "DTx는 기존 의료행위와 대상, 목적은 유사할 수 있으나, 방법 측면에서는 근본적인 차이점을 갖고 있고 DTx간에도 동등성을 평가할 기준이 없다"고 지적했다.연구는 DTx를 별도 보상되는 치료재료로 등재할 경우 보상체계를 ▲디지털 치료기기의 상한금액 ▲디지털 치료요법의 행위료 두 가지 요소로 구성할 것을 제시했다.상한금액은 치료기기 전체 개발원가를 산정하고 환자 수에 연동하는 환자당 단위가격 설정을 제안했다. 이어 치료요법 행위료는 DTx에 대한 초기 환자교육 및 상담은 의료기관에서 별도로 발생하는 진료비용으로서 추가적인 보상이 필요하고 기본적인 진찰 범위를 넘는 의사 개입이 요구되는 경우, 별도의 행위료 신설을 고려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이와 관련 김재진 대한디지털치료학회장은 "1호 DTx가 승인됐지만 비급여, 급여 적용 결정 및 병원에서의 코드 부여와 같은 과정이 남아있다"며 "현 시점에서는 처방을 하고 싶어도 처방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그는 "급여 적용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개발업체의 협의가 필요한 부분이고 급여화 방향에 대해선 학회 차원에서 자문을 한 바 있다"며 "DTx는 환자 참여도에 따라 효과의 변동폭이 커 초기 처방 이후 참여율에 따라 지속 처방 여부를 연동하는 방식 등 보험 적용 방식에 따라 활성화가 좌우될 수 있다"고 말했다.그는 "해외에서 DTx의 실제 효과를 살핀 연구들이 축적되고 있는 만큼 시간이 지나면 DTx의 효과, 안전성에 대한 의료진, 환자들의 인식이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DTx 및 디지털 모바일 기기를 활용한 CBT 개입은 약제 처방을 대체하는 개념이 아닌, 보완하는 형태로 진화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2023-03-30 05:30:00학술
인터뷰

"폐동맥고혈압에 한줄기 빛…소타터셉트 전도유망"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굉장히 센세이셔널하다." 폐동맥고혈압 신약 소타터셉트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이렇다.5년 생존율이 절반에 그치는 폐동맥고혈압과 관련해 임상 전문가들이 신약 출시에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최근 개최된 미국심장학회(ACC 2023) 과학세션에서 신약 소타터셉트의 성공적인 3상 결과가 공개(DOI: 10.1056/NEJMoa2213558)되면서 추가 치료 옵션에 대한 희망이 생긴 것.특히 증상의 완화 내지 질환 악화를 더디게 하는 기존 약제들과 달리 질병을 부분적으로 역전하는 데다가 2제, 3제와 같이 이미 약제를 복용하고 있던 환자를 대상으로 유의미한 보행기록 증가를 이뤄내 활용도가 높다는 것이 전문가의 평.박재형 대한폐고혈압학회 총무이사(충남대병원 심장내과)에게 소타터셉트의 안전성과 효과를 살핀 STELLAR 임상 3상의 의미와 결과 해석에 대해 물었다.폐동맥고혈압은 폐의 혈관이 좁아져 폐혈압을 높이는 질환으로 결국 심장의 과도한 펌핑을 통한 심장 기능 부전을 초래한다. 예후가 나쁘기로 악명이 높은 만큼 우리나라의 5년 생존율은 46%에 그치고 전세계적으로도 10여년간 생존율 개선이 정체돼왔다.포스포디에스테라아제-5 억제제, 엔도테린 수용체 길항제 등 10여개 약물이 승인됐지만 많은 환자들이 2~3가지 약물 병용요법에도 불구하고 심각한 증상에 시달린다. 기존 약제들은 높아진 혈압을 낮추기 위해 혈관을 확장하는 방식을 택한 까닭에 근본적인 치료 대신 증상의 완화에 초점을 맞췄던 것.박재형 이사는 "최신 연구에선 성장인자 TGF-β에 의한 신호체계가 폐혈관의 리모델링을 촉진하는 두드러진 메커니즘으로 지목된다"며 "소타터셉트가 기대감을 모으는 건 최초로 폐혈관 세포 사이의 비정상적인 신호를 차단하는 기전으로 질병 진행을 부분적으로 역전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박재형 대한폐고혈압학회 총무이사그는 "기존 치료제는 주로 혈관수축 기전을 표적으로 했기 때문에 여러 약제를 병용해도 한계를 경험하는 환자들이 많았다"며 "증상 악화를 초래하는 경로에 직접 작용하는 기전의 소타터셉트는 임상의 입장에서 굉장히 센세이셔널한 약제로 평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그는 "우리나라에서도 한명의 환자가 임상에 등록된 것으로 안다"며 "반응이 좋다는 이야기가 있어 실제로 본원 환자를 임상에 참여시키고 싶었지만 임상 환자 모집이 빠르게 마감돼 할 수 없었을 정도로 여러 전문가들 사이에서 기대감이 큰 임상시험이었다"고 덧붙였다.3상 STELLAR 시험에는 20개국에서 PAH 환자 323명(평균 연령 48세, 여성 79%)이 등록됐다. 등록 당시 환자의 60%는 세 가지 약물로 치료에도 불구하고 몇 걸음을 걷거나 계단을 오르는 것과 같은 최소한의 활동으로도 숨이 가쁜 중증이었다.박 이사는 "STELLAR 임상에서 2개 약제를 복용 중인 환자는 34%, 3제 약제는 60%에 달하고 단일제 복용은 5%에 그친다"며 "임상 설계가 이미 약제를 복용하는 환자를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실제 임상과 비슷한 환경에서 효용성을 따져본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고 밝혔다.그는 "3제를 복용하는 환자들에게는 IV 치료(정맥 내 약물 투여)와 같이 제한된 추가 옵션이 있을 뿐이었다"며 "소타터셉트는 이런 환자들에게서도 추가 투여 시 6분 보행 거리가 40.8m 개선되는 효과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그는 "6분에 40m 보행거리가 개선됐다고 하면 큰 임상적 이점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를 산술적으로 60분에 400m이 늘어났다고 생각해 볼 수도 있다"며 "이 정도 수치는 최소한의 활동으로도 숨이 가쁜 환자들이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초래하지 않을 정도의 큰 개선"이라고 평가했다.객관적인 수치만 놓고 보면 다른 치료제인 보센탄은 6분 보행거리를 44m 개선해 오히려 소타터셉트의 임상 결과가 뒤쳐지는 것처럼 보인다.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박 이사는 "보센탄의 경우 BREATHE 임상에서 보행거리를 44m 개선했지만 이는 단일제 복용에서의 결과"라며 "소타터셉트 임상 등록 환자는 대다수가 2~3제 복용군이었고 약제를 써볼 만큼 다 써본 환자에서 40.8m를 개선했기 때문에 임상적 의의가 크다"고 강조했다.그는 "치료제 마시텐탄 개발을 기점으로 6분 보행거리 이외에 생존율 개선과 같은 지표도 함께 보기 시작했다"며 "STELLAR 임상엔 소타터셉트와 위약간 사망 또는 비치명적 임상 악화 사건의 최초 발생까지의 시간 분포가 포함돼 있는데 역시 소타터셉트에서 유의미한 개선이 있었다"고 설명했다.그는 "STELLAR 결과만 놓고 보면 임상에서 활용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신약이 나왔다고 평가할 수 있다"며 "결국 가격과 보험에서의 인정 범위가 임상 활용도를 결정하는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이어 "가장 효과적인 치료제로 알려진 에포프로스테놀은 28년 전 개발이 됐지만 국내엔 도입이 되지 않았다"며 "3제 투약 환자군도 증상 악화 전 고위험군 혹은 악화 조짐이 보일 때 조기에 다른 약제를 투약할 수 있는 기준이 먼저 정립돼야 소타터셉트 등 신약 상용화 이후 실제 환자들의 임상적 개선이 이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2023-03-10 05:30:00학술

새 폐동맥고혈압 신약 나오나…소타터셉트 3상 성공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MSD가 개발중인 폐동맥고혈압(pulmonary arterial hypertension, PAH) 신약 소타터셉트가 임상 3상에서 위약 대비 사망률을 84% 감소시키며 상용화 기대감을 키웠다.소타터셉트의 임상 3상 STELLAR 결과가 현지시각 6일 미국심장학회(ACC 2023) 과학세션 및 국제학술지 NEJM에 공개됐다(DOI: 10.1056/NEJMoa2213558).PAH는 폐의 작은 혈관이 좁아지고 흉터가 생기는 희귀질환으로 혈액의 흐름을 방해해 폐의 혈압을 높이고 심장은 좁아진 혈관을 통해 혈액을 보내기 위해 더 많은 일을 하게돼 결국 심기능이 점차 떨어진다.자료사진전 세계적으로 PAH를 치료하기 위해 10개 이상의 약물이 승인됐지만 많은 환자들이 많게는 3가지 약물 치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심각한 증상을 보인다.특히 진단 후 평균 생존 기간은 현재 치료법으로 약 7년이므로 새로운 치료법 및 치료제의 필요성이 지속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다.폐동맥의 근본적인 구조적 변화는 액티빈을 포함한 성장 억제 및 성장 촉진 매개체 사이의 불균형으로 인해 발생하는데 소타터셉트는 최초의 액티빈 신호 전달 억제제로서 폐혈관 세포 사이의 비정상적인 신호를 차단해 질병 진행을 부분적으로 역전할 수 있다.3상 STELLAR 시험에는 20개국에서 PAH 환자 323명(평균 연령 48세, 여성 79%)이 등록됐다. 등록 당시 환자의 60%는 세 가지 약물로 치료에도 불구하고 몇 걸음을 걷거나 계단을 오르는 것과 같은 최소한의 활동으로도 숨이 가쁜 중증이었다.환자들은 다른 PAH 약물과 함께 3주에 한 번 피하 주사로 소타터셉트 또는 위약을 받도록 무작위로 배정했고, 평균 7.5개월 동안 추적 관찰됐다.시험의 1차 연구종말점은 24주차에 환자가 6분 동안 걸을 수 있는 거리(6MWD)의 변화였다.분석 결과 소타터셉트를 투여받은 환자 중 6MWD의 평균 개선은 40.8m인 반면, 위약을 투여받은 환자는 개선되지 않았다.위약 그룹의 환자 42명(26.3%)이 사망하거나 최소 1건의 임상적 악화 사건을 경험한 데 비해 소타터셉트 그룹은 9명(5.5%)에 그쳐 위험이 8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전반적으로 약물은 안전하고 내약성이 우수했다. 가벼운 코피와 잇몸 출혈은 소타터셉트를 복용한 환자들 사이에서 가장 흔한 부작용이었다. 위약 대비 소타터셉트에서 더 자주 발생한 부작용으로는 인식증, 어지럼증, 말맥관확장증, 헤모글로빈 수치 증가, 혈소판 감소증, 혈압 상승 등이 있었다.연구진은 "안정적인 치료를 받고 있던 폐동맥고혈압 환자에서 소타터셉트는 투약한 경우 위약보다 운동 능력이 더 향상됐다"며 "여러 연구 종말점에서 임상적 이점을 보이는 등 소타터셉트는 유익성-위해성 비율이 좋았다"고 결론내렸다.
2023-03-08 12:19:28학술

대세 자리잡은 마이트라 클립…시술 성공률 90%대 기록

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마이트라 클립(Mitraclip)으로 불리는 트랜스카테터 엣지투엣지 리페어(Transcatheter edge-to-edge repair, TEER)가 승모판 수술의 대세로 굳어지고 있다.도입 후 시간이 지나면서 성공률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는 것. 장기적 추적 관찰 연구에서도 매우 높은 성공률을 보여주며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했다.마이트라 클립 시술 성공률이 90%대까지 올라갔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현지시각으로 6일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진행된 미국심장학회 연례회의(ACC 2023)에서는 마이트라 클립의 장기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한 대규모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마이트라클립은 트랜스카테터 엣지투엣지 리페어(Transcatheter edge-to-edge repair)로 불리며 길고 유연한 튜브를 활용해 최소 침습으로 심장에 작은 클립을 끼워넣어 역류를 막는 시술이다.나이나 기타 다른 문제로 인해 기존 승모판 수술에 대한 합병증 위험이 높을 경우 시도되는 새로운 시술법.하지만 말 그대로 새롭게 시도되는 시술법이라는 점에서 아직까지 장기간의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한 근거는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미국심장학회가 진행하는 경피적 판막 치료(Transcatheter Valve Therapy, TVT)레지스트리가 주목받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판막 수술을 받은 환자의 자료가 누적되고 있다는 점에서 장기 안전성과 유효성 판단에 기초가 되기 때문이다.이에 따라 시더스 시나이병원 마카(Raj R. Makkar)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은 이를 통해 2014년부터 2022년까지 8년간 마이트라 클립 시술을 바은 1만 9088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과연 마이트라 클립이 기존 승모판 수술과 비교해 장기간 충분히 안전하며 효과를 보이는지를 팡가하기 위해서다.그 결과 평균 88.9%의 환자가 마이트라 클립 시술을 받고 증상이 해결된 것으로 분석됐다.또한 시술이 성공한 환자는 14%가 사망한 반면 시술에 실패한 환자는 26.7%가 사망해 사망 위험도 51%나 줄이는데 성공했다.이러한 성공률은 시간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었다. 2014년에는 수술 성공률이 81.5%에 불과했지만 2022년에는 92.2%로 증가한 것.시술 초기에 비해 의료진의 숙련도가 높아지고 있는데다 시술할 수 있는 의사 수도 늘고 있는 영향이라고 연구진은 분석했다.마카 박사는 "그동안 치료법이 매우 제한됐던 고령 환자에게 마이트라 클립은 매우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특히 의료진의 숙련도가 올라가면서 성공률 또한 높아지고 있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결과"라고 밝혔다.
2023-03-07 11:33:52의료기기·AI

PCSK9i·비스타틴 연구 쏟아진다...올해 ACC서 주목할 연구는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미국심장학회(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 ACC)가 세계심장연맹과 함께 현지시각 4일부터 6일까지 LA 뉴올리언스에서 과학세션(ACC.23/WCC)을 개최한다.올해 총 6600여편이 넘는 초록이 제출돼 2004년 이후 19만에 최고 기록을 세운 만큼 양적에서나 질적 면에서나 풍성한 볼 거리를 마련했다는 것이 학회 측의 평.스타틴 불내성 환자를 위한 대안 약제의 임상 및 경구 PCSK9 억제제 임상 결과 공개가 예정돼 있어 의료계 전문가 및 환자 모두에게 관심을 끌고 있다. ACC.23에서 발표되는 주요 연구를 정리했다.▲이상지질혈증 치료제 새 옵션 등장하나20년간 스타틴은 심혈관계 1차 치료제로 명성을 유지하고 있지만 투약에도 반응하지 않는 불내성 환자들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특히 LDL-콜레스테롤 수치 저하 목표가 점차 강화되는 추세여서 스타틴 단일제로 해결하기 힘든 경우 새로운 대안이 요구된다.첫날 예정된 새로운 연구(CLEAR-Outcomes)는 스타틴 불내성 약물의 대안으로 예상되는 이상지질혈증 약물을 다룬다.미국심장학회(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 ACC)가 세계심장연맹과 함께 현지시각 4일부터 6일까지 LA 뉴올리언스에서 과학세션(ACC.23/WCC)을 개최한다.해당 임상은 스타틴 불내성이 입증된 1만 4000명을 대상으로 벰페도익산과 위약의 투약 효과를 비교했다. 벰페도익산은 1일 1회 복용하는 전구약물은 간에서 ATP-구연산 분해효소(ACL)를 억제해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키는 기전을 갖고 있다.임상은 CV 질환 사건의 병력이 있거나 LDL-콜레스테롤 수치가 상승해있지만 최소 두 개의 스타틴에 대한 불내성을 보인 환자들을 대상으로 하루 한 번 180mg 약제를 투약해 CV 사망, 비치명적 심근경색, 비치명적 뇌졸중 등의 발생 여부를 관찰하도록 설계됐다.앞서 12월 공개된 탑라인 결과에서는 벰페도익산 투약군에서 복합 1차 심혈관(CV) 사건 발생에서 상당한 이점을 보여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한편 강력한 지질 저하 효과를 지닌 PCSK9 억제제와 관련한 새로운 제형 옵션 등장 여부도 관심사다.앞서 상용화된 에볼로쿠맙(레파타)과 알리로쿠맙(프랄루엔트)은 단독 사용이나 스타틴과 병용 투약 시 지질 저감에 강력한 효과를 보였지만 비싼 비용 및 주사 제형은 한계로 지적된다.머크사가 개발중인 PCSK9 억제제 MK-0616은 현재 2상에 불과하지만 최초의 경구 제형이라는 점에서 의료진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ACC.23에서는 MK-0616 관련 임상 역시 2상 용량 탐색 연구 결과가 공개된다.▲고도화되는 수술 방법론, 예후 차이는?REVIVED-BCIS2 임상은 진행성 관상동맥질환(CAD), 낮은 LVEF, 기능 장애가 있지만 생존 가능한 인구에서 경피적 관상동맥 중재술(PCI)과 관상동맥우회술(CABG) 사이에 결과 차이가 없음을 밝힌 연구다.4일 ACC.23/WCC에서 공개되는 후속 분석에서는 주요 결과와 혈관재생 유형, 생존 가능성 및 기능적 결과 사이의 관계를 분석한다.5일 발표되는 Mini Mitral 임상은 영국에서 40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정중선 흉골 절개술을 통한 표준 외과적 수술과 소형 개흉술 접근 방식을 비교했다. 연구종말점은 회복 시간 및 직장 복귀 시간과 같은 환자 중심 결과는 물론 비용을 포함했다.RENOVATE-COMPLEX-PCI 임상은 복잡한 관상 동맥 병변이 있는 1600명 이상의 환자를 대상으로 표준 혈관 조영술 또는 관상 동맥 영상, 혈관 내 초음파(IVUS) 또는 광간섭 단층 촬영(OCT)에 따라 PCI를 시행하고 최소 1년까지 예후를 살폈다.▲"스마트폰 인지행동 치료 잠재력" 흥미로운 연구 '풍성'최근 전세계적으로 디지털치료제가 상용화되기 시작하면서 스마트폰을 활용한 인지행동 개입 및 치료의 가능성을 진단하는 연구도 활성화되고 있다.4일 공개되는 연구는 개인화된 인지행동치료(CBT)를 제공하는 스마트폰 앱을 제공받은 제2형 당뇨병 환자는 표준 당뇨병 치료와 조절 앱만 받은 사람에 비해 6개월 동안 혈당이 크게 감소하고 더 많은 양의 당뇨병 약물이 필요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임상에는 평균 연령이 58세, 평균 체질량지수(BMI)가 35인 당뇨병 환자 668명이 참여했다. 3개월 후 앱에 할당된 참가자들은 HbA1c가 0.4% 감소하는 것을 보았는데, 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하고 대부분의 항혈당제에서 달성되는 것과 비슷한 규모였다. 6개월에도 이러한 참여자들은 이러한 감소를 유지했고, 이는 통계적으로 대조군보다 유의적으로 낮았다.나트륨 섭취량이 극도로 적으면 심부전 환자에게 오히려 해롭다는 연구도 공개된다.심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한 9개의 무작위 대조 임상 메타분석에 따르면, 나트륨 섭취를 하루 최대 권장량인 약 2.3g 이하로 제한하는 것은 추가적인 이익을 가져오지 않으며 사망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이번 연구에서 연구원들은 심부전 환자의 나트륨 제한 수준을 평가하고 사망률과 입원률에 대한 데이터를 포함한 9가지 무작위 대조 실험을 분석했다. 1991년에 발표된 이전 연구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연구는 2008~2022년에 수행됐다. 총 3500명에 가까운 심부전 환자를 등록했다.이외 COVID19 예방접종에 따른 심혈관 질환(MACE)이 감소 경향을 살핀 연구도 공개된다.완전한 예방접종을 받은 환자는 예방접종을 받지 않은 환자보다 심장질환을 경험할 위험이 41% 낮았고 부분 예방접종을 받은 사람들은 위험이 24% 낮았다.
2023-03-03 05:30:00학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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